2,020억원이 불러온 50조의 채권시장의 충격
강원도의 레고랜드의 지급보증 회생신청 선언이 국내 채권시장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면서 가뜩이나 미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여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채권시장에 기름을 붓고 말았습니다.
강원도의 지급보증 유예 및 법원 회생신청
당초 2011년 강원도에서 영국 멀린사와 합작 계약을 하면서 평창올림픽 시기에 맞춰서 아시아 최대규모로 레고랜드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2014년 당시 선사시대 유적지가 발견되고,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계속 지지부진하게 추진되다, 공사비 총 8,000억 중 마지막 공사비 2,05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시행사의 지분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강원도가 직접 지급보증을 해주었는데, 이후 2022년 올해 레고랜드가 개장하기는 했지만, 시행사의 사업성 악화로 강원도가 지급보증채무를 떠안게 되었는데, 강원도 보증채무 상환만기일(10월 29일) 하루 전에, 2022년에 새롭게 당선된 김진태 강원지사가 갑자기 강원도의 경영악화를 이유로 지급보증 유예 및 법원 회생 신청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지급보증 채무 자체를 강원도가 갚지 않고 법원의 처분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국채 다음으로 가장 안전하다고 하는 지방채의 신뢰성이 크게 무너지며 국내 채권시장에 큰 여파을 끼치고 있습니다.
강원도 같은 지자체도 돈을 못 갚는데, 너희 같은 일반기업 회사에는 돈을 못 빌려줘
돈을 빌릴려는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고, 돈을 빌려주는 투자자가 이 채권을 사서 채권대금을 지불하면 회사는 빌린 자금을 사업자금으로 활용하고, 회사는 채권 발행이율에 따라 이자를 채권자에게 지급하고 만기가 되면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채권시장이 흘러갑니다. 또 대부분 만기가 되면, 회사는 개인이 대환대출받는 것처럼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다시 발행(차환발행)해서 연장을 하는 식으로 조달자금을 계속 이어가게 됩니다. 여기에서 채권 발행이율은 회사의 신용등급이 나쁠수록 채권금리가 올라가고, 채권 발행수요 대비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의 자금공급이 적을수록 채권금리가 올라가게 되는데, 국채, 지방채 처럼 국가나 지자체가 채무자인 경우 가장 안전한 채권으로 인정받아 가장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그다음으로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그다음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 됩니다.
그런데, 강원도와 같은 지자체 채무자가 지급보증을 유예하고 돈을 못 갚겠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같은 경우에는 채권시장에서 회사가 돈을 빌리기 위해 회사채 발행하려고 하는데도 이를 사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강원도 같은 지자체도 돈을 못 갚는데, 너희 같은 일반기업 회사에는 돈을 못 빌려줘", "지자체도 못 갚는데, 한국 채권시장 전체가 위험한 거 아냐?" 라는 식으로 국내 전체 채권시장의 신뢰성이 크게 무너져버린 상황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돈 빌릴려고 하는 회사는 많은데 빌려줄 사람이 없다
빌리려는 사람은 많고,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만기상환이 도래해서 차환발행을 하거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기업들은 자금을 빌리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되고, 이로 인해 우량한 기업까지도 채권상환기일에 채무상환을 하지 못해 연쇄부도 위험에 처해지고, 설사 자금을 융통하더라도 채권금리가 크게 올라가서 부담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에도 큰 타격을 크게 입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미연준의 금리상승으로 가뜩이나 말라버린 채권시장의 유동성 갈증에 큰 충격을 주면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자금조달 압박과 유동자금에 목말라하게 된 것입니다.
나라에서 채권을 대신 사줘서 돈을 빌려줄게
급하게 기업들의 돈맥경화를 풀고자, 긴급하게 50조 이상의 자금을 채권시장에 공급해서 회사채를 정부에서 대신 사주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일단 정부에서 회사채를 매입해주므로서 자금 충격을 받은 채권시장에 어느 정도 진정세이지만, 향후 미연준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자금 압박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기는 채권시장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처럼 자금력이 큰 회사의 도산은 기업들의 연쇄부도라는 큰 파장을 일으킵니다. 금리인상 기조가 앞으로 계속될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이후의 채권시장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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